저는 굵고 짧은 고민 끝에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고민을 할 때 정말 많은 글들을 찾아서 읽었었기에 저도 도움이 되고자 둘째를 낳아 키우는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그렇지만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견해라서 참조만 하시길 바라요 :)
1. 둘째 고민 너무 길게 하지 마세요!
방금 언급했듯이 저의 고민은 짧고 굵었습니다. 첫째 19개월에 둘째를 임신했거든요. 하지만 첫 아이 키우는 1년간 머릿속에는 둘째를 낳을지 말지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었어요.
왜 이랬냐면, 고민이 길어질 수록 터울이 길어질 것이고, 길면 길수록 손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이왕 둘을 키운다면 터울이 짧아서 손이 많이 가는 시기도 짧고 굵게 끝내고, 둘이 친구처럼 잘 놀아서 엄마의 손이 덜 갔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컸습니다. 육아 용품도 빨리 정리해서 짐도 빨리 털어내고요.
(이런 면에서는 쌍둥이가 참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째를 고민 중이라면 이미 둘째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치열하게,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해 보시되 길게 하지는 마세요. 주변에 많이 여쭈어보시고, 인터넷에서 둘째 관련 글도 많이 보시고 자신의 상황도 판단해 보시고요.
어떤 일이든지 고민이 길어지는 만큼 시간도 많이 갑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터울이 적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만족감이 높은 편입니다. 둘째가 돌 지나니 둘이 잘 놀거든요. 수준이 비슷하니 데리고 다니기도 편하고요.
2. 가장 이상적인 터울은?
제가 둘째 고민을 하면서 육아서를 찾아봤을 때는 가장 이상적인 터울은 3살이라고 합니다. 첫째 아이가 정서적으로 동생을 받아들이기 좋은 나이라고 하더라고요.
연년생도 많이 고려하시는데 저는 이때 제 몸의 회복이 자신이 없었어서 도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산모의 몸이 완전히 회복하는데 1년은 걸린다고 저의 산부인과 선생님이 말리셨거든요.
3년 터울도 좋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육아휴직을 이어붙여서이어 붙여서 쓰고 싶었기에 둘째를 빨리 낳고 싶었습니다. 복직한 뒤 둘째 임신으로 바로 휴직을 하던 친구들이 휴직은 이어 붙여서 쓰는 게 좋다고 추천했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일하면서 임신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었습니다.
3. 둘째 낳아 키운 후기
a. 육아 강도는?
둘째 갖기전에 육아 강도가 늘 겁이 났었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둘째 낳고 '지옥' 같았다고 까지 표현하는 분들도 계시고, 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지요.
저 역시 너무 겁이 나서 카페에 질문글을 올리기도 했었는데, 다들 힘든 것보다 예쁜 게 더 크다, 다 헤쳐갈 수 있다 하는 용기를 주시더라고요.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1년은 죽었다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 "육아 우울증이 오겠지" 하는 강한 각오의 마음을 가지고 가진 것 같아요.
실제로 둘째 돌까지는 정말 힘들었었구요. 첫째가 어리니 더 정신이 없더라고요.
첫 1년은 하루 중 제 시간은 없습니다. 그것만 각오하시면 돼요. 처음에는 정말 미치겠었는데 또 적응이 되긴 하더라고요.
첫째만 키울 때는 신랑에게 맡기고 주말에 나가서 2시간 정도를 리프레시라도 했는데, 둘째 낳고는 그것도 힘들 정도였어요.
우선 남편이 혼자 애 둘을 보기도 힘들고, 둘째는 너무 어리니까요.
아직 아기티를 벗지 못한 첫째와 엄마 품이 간절한 둘째. 둘을 안고 동시에 달래야 하는 일은 기본이고, 첫째가 등원해도 둘째를 봐야 하니 하루종일 육아만 하게 되는 지루하고 우울하기도 한 나날들이었어요.
그렇지만, 모든 육아가 그렇듯이 매일매일 조금씩 살만해져 갑니다.
둘째가 두 돌이 가까워지는 지금은 정말 살만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말해서 식상하지만 정말,
.....
.....
b. 둘째는 사랑입니다.
둘째 고민 할 때 이 말 정말 싫어했었어요. "다들 이미 낳았으니 예쁘겠지." "다들 하는 말이니까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었답니다.
그런데 둘째가 돌 지나고 나니 왜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지요. 말로 표현이 안됩니다.
첫째 키우던 짬밥이 있어서 울고 떼써도 여유롭고요, "아 이맘때 원래 이래~" 이런 여유로 아이한테 여유롭게 대하니 아이도 더 순하게 자라는 듯합니다.
저는 조금 더 정신없고 신경 쓸 일이 두 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또 둘째를 안 낳았다면?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이 귀여운 아이를 만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c. 평생친구가 있다는 든든함
아이를 외동으로 키울까? 할 때는 "아이가 외로울까?"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고민이 참 많았었는데요.
지금은 둘이 꽁냥꽁냥 노는 모습 보면 정말 둘 낳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마음이 꽉 차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터울이 작아서 자주 싸우고요.. 싸움 해결의 스트레스는 있지만, 놀아줘야 한다는 스트레스로는 해방입니다.
또 서로를 찾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요.
둘째는 첫째 없으면 그렇게 찾더라고요. (엄마보다 의지하는 듯 ㅠㅠ)
첫째는 둘째가 위험한 행동 하면 안 된다고 말리고, 친절하게 알려주고 교육하는 모습 보면 또 감동입니다.
동생 끼고 앉아서 책 읽어주는 모습 보면 또 책육아 자동화된 기분이고요.
d. 육아 휴직을 길게 쓸 수 있다.
둘째를 낳고 나서 육아 휴직을 더 받으니, 첫 아이에게도 사실은 좋게 되더라고요. 집에서 온전히 아이들을 봐주는 엄마가 더 길게 있으니까요.
아이는 5살이 되어도 6살이 되어도 아직은 엄마손이 많이 가는데 둘째를 낳음으로 인해 첫째도 엄마 손으로 더 많이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장점입니다.
물론 둘째는 그 혜택을 못 누릴 수도 있겠지만, 첫째 초1 때 또 휴직 계획이 있는 저로서는 그때는 유치원생인 둘째가 언니 덕분에 또 혜택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저에게도 좀 나아진 환경입니다.
(가정 가계상황은 그렇지 못하지만요 ㅠㅠ)
마무리
글을 쓰다 보니, 객관적인 장단점 분석이 아닌 둘째 예찬론(?)이 되어버렸네요. 중요한 것은 제가 둘째를 키우는 것에 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터울이 적어서 인 듯합니다.
물론 아니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터울이 크다면 또 나름대로 첫째가 제법 커서 여유롭게 둘째를 키울수도 있고, 첫째에게 의지(?)도 가능하고요, 또 오랫만에 아가아가함을 느낄 수도 있을거에요.
저는 효율성(?)의 측면에서 터울이 적으면 만족스럽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었습니다.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힘든 과정이 빨리 끝나고, 둘이 잘 놀고, 어디에 놀러 가도 수준이 비슷해서 잘 놀 수 있고요.
이상 저의 글이 둘째 고민 중이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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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한 글은 다음에서 확인하세요.
2023.04.05 - [나의 생각 정리] - 외동 아이 둘째 고민 중이라면?
외동 아이 둘째 고민 중이라면?
첫 아이를 낳고 아이가 돌이 지났을 때, 둘째를 가져야 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동안 인터넷에 '둘째 고민'이라고 쳐보고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들의 글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었기에,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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