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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정리

외동 아이 둘째 고민 중이라면?

 

 

첫 아이를 낳고 아이가 돌이 지났을 때, 둘째를 가져야 할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한동안 인터넷에 '둘째 고민'이라고 쳐보고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들의 글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었기에, 혹시 둘째 고민을 하시고 계실 분들을 위해 글을 써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이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늘 외동을 고집했었던 저는 고민끝에 둘째를 갖기로 하였고(계획 임신) 지금 둘째 아이가 20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이욕심이 없었고, 평생 워킹맘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황(직장 포기할 생각이 없습니다. 업무 강도는 보통인 편이에요. 양가도움 없음.)이라서 둘째를 가지기 많이 주저했었는데 몇 가지 계기로 둘째를 계획하였습니다. 그 계기와 낳고 키우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해 볼게요.

 

 

둘째를 갖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

 

 

1. 첫째 아이의 성향

 저의 경우는 첫 아이가 돌 즈음 때 부터 둘째를 가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는데요. 놀이터만 나가도 놀이기구보다는 자기보다 어린 아가들 앞에서 서성이고 아기들을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물론 사람이 좋아도 외동으로 잘 클수도 있겠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동생을 돌보고 동생이랑 함께 노는 게 더 잘 맞는 성향이라고 느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친구 가족들이랑 어울릴 때도 자기보다 몇 개월 어린 동생 꽁무니를 쫒고 만지고 안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약 이런 성향의 아이를 외동으로 키웠을 때 외로워하는 모습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저의 대답은 NO였습니다. 너무 미안할 것 같았어요.

 

물론 돌쟁이 아기를 보고 이런 성향을 판단하기는 쉽지도 않을 뿐더러, 크면서 보이는 다른 면모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너무 성급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이의 경우 그런 모습들이 너무 명백히 보였었고, 저희의 판단은 맞았습니다.

 

지금 아이는 동생을 너무나 좋아하고, 살뜰히 잘 챙기고, 때론 엄마같이 혼(?)도 내구요. 가끔씩 동생이 세 명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무서운 소리도 합니다. 셋째는 절대 계획에 없는지라 웃고 말지만, 이럴 때마다 둘째 낳기를 천만다행히 다하고 없는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2. 부부의 성향

 

저는 둘째 고민에 있어서 부부가 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첫째 아이의 성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주변에 보면 아이들에 따라서 다르지만 질투가 심하고 엄마에 대한 집착이 심한 아이들이 있는데 동생이 생기면 너무 힘들어할 것 같거든요. 결국엔 예뻐하기도 하고 크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겠지만, 막상 첫째가 힘들어하고 문제행동이 나온다면 양육자의 입장에서도 힘들어질 것 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첫째 아이의 성향도 잘 고민해보시고 부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잘 고민하셨으면 좋겠어요.

 

부부의 성향이라고 한다면 아이랑 놀아주는 것에 자신 있으신지 생각해 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희 부부는 아이들이랑 잘 못 놀아주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둘째를 낳고 둘째가 좀 크니 육아가 훨씬 수월하다고 느껴진 것 같아요. 둘이 같이 어울려노는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아직 말 못 하는 둘째를 데리고 첫째가 마음대로 노는 느낌이 강하지만, 역시 아이들끼리 놀아야 하는 부분이 있구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외동으로 키우더라도 밖에서는 친구들이랑 잘 놀고, 집에서는 꼭 형제관계가 아니더라도 책, 그리기, 만들기 등에 잘 몰두하는 성향의 아이라면 걱정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심심해 하는 아이를 위해 친구랑 놀러 나가게 엄마들과 연락하고 이런 일들에 자신이 없고, 귀찮게 느껴졌어서 그냥 동생이 있으면 오히려 내가 심신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동이어도 외로움 크게 타지 않고 잘 지내는 아이들도 많으니 부부가 아이를 더 원하는지의 여부와 부부의 성향을 고려해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3. 주변 사람들 (동네 아이들, 직장 선배)

 

사실 제가 둘째를 가지기로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한 아이를 보고였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외동이 참 많고 다들 결핍없이 잘 크고 잘 자라는데 그날따라 만난 한 아이가 너무 외로워보였었어요. 이제 막 걸음마 시작하던 저희 첫째 아이와 잘 놀아주어 고마웠지만 저희가 집에 돌아가는 것을 너무 아쉬워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 아이를 보면서, 비슷한 성향(아가, 사람, 좋아함)의 우리 아이는 외동으로 크면 많이 심심해하고 외로워하겠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날 따라 유독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또 엄마가 앞으로 일을 해야 하니까 더더욱 심심할 텐데 그 모습을 볼 자신이 없다고 느꼈었습니다. 

 

또 하나의 다른 계기는 직장 선배의 강력한 조언(?)이었어요. 저는 원래 다른 사람들의 조언은 잘 귀기울여 듣지는 않지만, 어른들 여러 명이 계속 같은 얘기를 하신다면 조금은 귀 기울이는 편입니다.

 

저의 직장선배 한 분이 본인이 외동을 키우셨거든요. 아이가 외로움을 잘 타는 성향인데 너무 늦었다며 본인은 시간을 되돌린다면 둘을 낳을 거라고 하셨어요. 너무 마음아파하시는 모습이 보였어서 아직 그때까지는 '외동주의자'였던 저였지만 나중에 계속 생각나더라고요.

 

나는 굳은 마음으로 아이가 외로워하더라도 (그 외로움은 형제가 없어서 생기는 외로움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죠;) 냉정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이런 측면에서도 자신이 없었어서 둘째를 갖기로 결심했습니다.  

 

= = = = = = = =

 

둘째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부분들은 다음 글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2023.04.20 - [나의 생각 정리] - 둘째 고민 중이라면 꼭 터울 고려하세요

 

둘째 고민 중이라면 꼭 터울 고려하세요

저는 굵고 짧은 고민 끝에 두 살 터울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둘째 고민을 할 때 정말 많은 글들을 찾아서 읽었었기에 저도 도움이 되고자 둘째를 낳아 키우는 후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booklogger2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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