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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너무 행복했고 마음이 따뜻했다.
아끼는 간식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도 아까워하며 먹듯이,
한 장 한 장 즐거워하며, 또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들을 보며 아쉬워하며 읽었다.
유튜브를 통해 어떤 분이신지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신간 도서임을 알고 바로 주문하였다.
(나는 영상보다는 글로 정보를 접하는 것을 선호해서 유튜브를 안보지만 몇 안되게 구독하는 채널 중 하나가 밀라논나이고, 또 에세이나 수필은 거의 빌려보고 마는데도 이 책은 두 권이나 샀다 ㅎㅎ)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분이고, 나도 저렇게 나이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늘 하기 때문인지 주저 없이 구매한 책인데 역시나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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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션업계에 몸 담으셨던 분이 이렇게 소박하면서도 검소한 소비를 하고 또 지혜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는 점도 놀랍지만, 글도 잘쓰신다는 점에 또 놀랐다.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몇 년 전 다른 책도 쓰셨기에 그 책도 주문했다.)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잔잔하고 또 재미있게 들려주는 이야기 책 같기도 하고, 때로 버거울때 밑줄 그어놓은 말귀를 다시 훑으면서 힘이 되어줄 것 같기도 하여 내 책장 속에 한자리를 오래오래 차지 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이 크면 꼭 읽어보라고 물려주고 싶기도하고, 책 표지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를 낳고 30대 중반이 되고 나니 이런 생각을 종종 했었다.
'늙고 아플일만 남았다!'
육아와 직장일에 치여 고되게 살일만 남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난 여기저기 아프지나 않으면 다행이고 그러다보면 금방 60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내 한몸 챙기면 되는 자유롭고 활기차고 여유롭고 예쁘던(?) 20대의 시간은 다시는 없겠다는 생각.
그런데 밀라논나님이나 윤여정 배우님을 보면 삶이 꼭 젊고 반짝이는 시기에만 의미있고 아름다운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힘이 난다.
인생의 전반에 걸쳐서 성장하고 발전하고, 또 나다움을 찾아가는 ...
시간이 갈 수록 더 나다운 취향을 알아가고 그 안에서 더 안정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나이들어도 저렇게 멋지게 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삶에 더 희망적이고 적극적이게 되는 힘을 주는 매력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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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의 삶을 살고 계시는 부모님이 생각나던 한 페이지.
60 가까이 되어 생애 첫 배낭 여행지로 남미를 다녀오신 나의 엄마도 떠오르는...
나이듦은 두렵고 슬프고 피해야할 어떤 것이 아니라, 삶 자체로 축복이고 의미있고 즐거운 것으로 여기자고 스스로에게 되새기게 된다.
나도 멋진 할머니가 되어야지! 하면서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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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에 대한 부분이 참 많이 공감이 되었었다.
개인적으로 명품을 좋아하지 않는데, 명품과 안목은 별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명품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치장했는데도 감각있다, 예쁘다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비싼 옷이나 악세서리 없이도 멋스럽다, 감각있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옷이라는게 꼭 비쌀 필요도 없고, 자기 자신한테 잘 어울리고 편안한게 최고다라는 생각에 최근에 몸에 딱 붙던 스커트들이나 입으면 불편한 자켓들, 몇번 입으면 질리는 화려한 패턴들을 다 정리했는데
책의 내용과 같이 무채색 옷들만 남아서 나는 30대에 벌써 논나님 옷장과 비슷해진건가 싶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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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에 대한 밀라논나님의 생각.
'단순하되 맵시 있는 삶'이라는 말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 역시 미니멀리스트라서 물건이 많은 것도, 복잡한것도 싫어하기도 하지만 멋스러운 삶은 동경해서인지 저 어구가 참 와닿았다.
(물론 아이들이 커야 좀 가능하겠다 나에게 그런 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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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고, '맞아, 정말 그래...' '맞아, 나도 이렇게 해야지/되어야지' 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책을 읽다가 덮을 때면 좋은 사람과 기분 좋은 수다를 마친 기분이 들었고,
웬지 모르게 긍정적인 기운을 얻은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을 통해 인생멘토 얻은 기분!
여러모로 감사하고 기분좋은 책이었다❤
#햇빛은찬란하고 #인생은귀하니까요 #장명숙 #밀라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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