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돌 이후 부터 만 3세 전후까지 읽히기 좋은 생활동화 전집으로 '추피의 생활이야기' 많이 선택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구판을 중고로 들여서 읽혔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까지 읽힌 전집 중에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책 입니다.
소위 '추피지옥'이라고 하죠. 추피 지옥이 1년은 넘게 갔었거든요.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보았습니다.
1. 아이가 공감하기 쉬운 주제들
먼저 제목들만 보실까요?
추피가 여동생을 보살펴요
추피가 두두를 잃어 버렸어요. (애착 인형 잃어버린 상황)
추피는 잠자기가 싫어요
추피가 공원에서 놀아요
추피는 텔레비젼이 보고 싶어요
추피는 빌려주는 것이 싫대요
아이가 좋아했던 몇 몇 권의 책의 제목만 봐도 보이죠?
요 나이 때 아이들이 소위 '격공'할만한 주제들로 쓰인 책들이라 아이들이 싫어할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만약, 추피를 들였는데 반응이 별로였다 싶으시다면 들인 시기가 너무 빠르거나, 느렸거나, 아이가 책에 낯가림 중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새책을 들이면 한 달은 지나야 관심을 가지는 낯가림이 있었거든요.
모든 아이들이 다 추피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혹시 아이가 추피 책에 반응이 없다면 조금 기다려보세요. :)
2. 교훈보다는 있는 그대로 솔직한 아이들의 심리를 반영
사실 18개월 ~ 36개월의 요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고, 고집도 세고, 양보하는 것도 어렵고, 땡깡도 많은 시기 잖아요.
언어적 표현도 잘 안되서어서 짜증을 부릴 때도 있고요.
그런 마음을 추피의 생활동화에서는 잘 반영해주는 것 같아요.
사실 두 돌 지난 아이들이 읽기에는 글밥이 좀 많은가 싶은데 너무 집중해서 보는 것을 보고 놀랐거든요.
제 친구도 추피로 인해 글밥이 확 늘었는데도 잘봐서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또, 추피가 도덕적(?)이지 않고 교훈적(?)이지 않아서 고민된다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이 전혀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추피가 솔직하게 자기의 생각과 감정표현을 하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는데,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 특유의 감정표현 억제하는 분위기 너무 힘들때도 있죠 ㅠㅠ)
저는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의사표현과 생각, 감정표현을 잘 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더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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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서양 문화 (영어 공부에 도움됩니다!)
추피는 프랑스 아이(?)인데요. 그래서인지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할로윈, 부활절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에서 부터, 서커스 관람이나 걀레트 과자를 먹는 이야기 등 생소한 내용도 있었어요.
세돌 지나기 전까지는 이런 문화적 차이를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숨겨두기도 했었다가 조금 크고나서 보여주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조금 크고나서 '추피는 프랑스아이야~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이런 갈레트를 먹는대 봐바~'하면서 설명해주니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갈레트과자도 구해서 함께 먹어보고요 ^^ (이 방법 강추합니다. 컬*, 오아*스에서 구매 가능!)
함께 갈레트 과자를 먹는데 아이가 갑자기 "엄마 내 과자에는 페브가 안나와요" 라고 하더라고요.
프랑스 문화 알아서 어디에 쓸까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추피가 부활절 달걀을 찾고, 할로윈 복장을하고 trick or treat 외치고 다니는 모습을 봐둔 아이는, 이후에 영어 원서를 볼 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Easter egg hunt나 Halloween costume 등의 주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정말 대부분의 영어 원서에서 저런 문화적 주제를 다루거든요. (+ toothfairy 추가)
어릴때 한글로 추피의 이야기를 수십번 본 아이는 영어 원서를 볼 때 문화적 차이가 나오는 주제가 나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마무리
솔직히 생활동화는 너무 현실적이고 교육적인 측면이 작다는 면에서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읽히게 되는데요. 하지만 아이가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는데는 이만한 책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아이가 어릴때는 책읽기 자체에 재미를 붙여주는게 '전부'라고 감히 생각하거든요.
책이 정말 재미있는 것이라는걸 몸소 체험한 아이는 앞으로 창작동화, 인성동화, 과학동화, 수학동화도 쑥쑥 잘 뽑아옵니다.
5살이 된 저희 아이가 그렇습니다. ^^
다른 전집 후기도 보시고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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